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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호 박사의 다시 걷는 고관절이야기] 성공이냐 실패나…고관절 수술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26.08.03

20회


칼럼발행 : 헬스경향

원문 URL :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10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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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호 박사의 다시 걷는 고관절이야기] 성공이냐 실패나…고관절 수술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엑스레이가 말하는 성공과 환자의 삶이 말하는 성공은 만나야 한다"



수술 후 몇 달이 지난 외래 진료실. 의사는 엑스레이를 한참 들여다본 뒤 말한다.

"수술은 아주 잘됐습니다."

인공관절은 계획한 위치에 정확히 들어가 있고 뼈에 안정적으로 고정돼 있으며, 
다리 길이도 잘 맞고 합병증도 없다. 의사의 눈으로 보면 분명 성공한 수술이다.

그런데 환자의 표정은 생각만큼 밝지 않다.

"걸을 때 아직 조금 어색합니다." "계단을 오르면 수술한 쪽 다리에 힘이 덜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같은 수술을 두고 의사는 '성공'이라 말하고, 환자는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고 느낀다.
고관절 수술을 오래 해 온 의사라면 한 번쯤 마주하는 장면이다.

의사가 보는 성공에는 비교적 분명한 기준이 있다. 수술이 안전하게 끝났는가, 
인공관절이 뼈에 안정적으로 고정됐는가, 위치와 각도가 적절한가, 
다리 길이와 고관절의 힘을 좌우하는 옵셋이 잘 복원됐는가, 
감염이나 탈구·골절 같은 합병증은 없는가.

정확한 위치와 안정적인 고정은 인공관절이 오랫동안 제 기능을 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의사가 엑스레이와 수치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것이 모든 회복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자가 바라보는 성공은 조금 다르다. 환자는 엑스레이 속 인공관절의 각도를 보며 살아가지 않는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날 때 아프지 않은지, 지팡이 없이 시장에 다녀올 수 있는지, 혼자 양말을 신고 계단을 오를 수 있는지, 다시 골프를 치고 산에 오르며 미뤄둔 여행을 갈 수 있는지 여부로 수술의 결과를 판단한다. 
환자에게 수술의 성적표는 엑스레이가 아니라 '하루의 삶'이다.

그렇다면 둘 중 어느 쪽이 더 옳을까. 둘 다 옳다. 좋은 엑스레이는 좋은 회복의 필요조건이지만, 그것만으로 삶까지 저절로 회복되지는 않는다. 손상된 관절은 하루 만에 인공관절로 바꿀 수 있어도, 오래 약해진 근육과 균형 감각, 절뚝이며 걷던 습관까지 하루 만에 바뀌지는 않기 때문이다.

수술 전 몇 년간 통증으로 한쪽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한 환자는 이미 잘못된 보행 패턴에 익숙해져 있다. 관절은 새로 바뀌었지만 그 관절을 쓰는 몸 전체가 다시 적응해야 한다. 따라서 수술 후 한동안 남는 뻐근함이나 어색함이 곧 수술의 실패를 뜻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회복에도 저마다의 시간표가 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는 몇 주 만에 일상으로 돌아가고, 누군가는 몇 달에 걸쳐 서서히 좋아진다. 나이, 수술 전 근력, 통증을 앓은 기간, 척추와 무릎의 상태, 평소 활동량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복을 판단할 때는 "아직 불편한가"만 묻기보다 "한 달 전보다 얼마나 좋아졌는가" "수술 전에는 못 하던 무엇을 다시 하게 되었는가"를 함께 봐야 한다.

최근 의학이 달라지는 지점도 여기다. 과거에는 엑스레이로 "잘됐다"고 판단하면 충분하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환자에게 직접 묻는다. 통증은 얼마나 줄었는지, 원하는 활동을 얼마나 할 수 있는지 말이다.

이렇게 환자가 스스로 평가한 통증·기능·삶의 변화를 '환자 보고 결과(Patient-Reported Outcome)'라고 하며 수술 성과의 공식 지표로 삼기 시작했다.

고관절 수술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환자가 일상에서 자신에게 인공관절이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잊고 사는가이다. 관절을 늘 의식하며 조심하는 상태와 어느 순간 수술한 사실조차 잊고 자연스럽게 걷는 상태는 전혀 다르다.

필자는 수술의 성공여부를 두 개의 시선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안전하게 수술했는가, 정확히 복원했는가, 오래 쓸 수 있는가를 보는 의사의 눈. 

다른 하나는 다시 걷는가, 다시 생활하는가, 좋아하던 일을 다시 하고 있는가를 보는 환자의 눈이다. 

엑스레이는 완벽한데 환자가 삶으로 돌아가지 못했다면 의료진은 그 이유를 찾아야 하고, 반대로 지금은 편해도 위치나 고정에 문제가 있다면 장기적 위험을 놓쳐서는 안 된다.

진정한 성공은 '사진이 좋은 수술'과 '환자가 좋은 수술'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고관절 수술의 목표는 환자를 수술대에서 내려놓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통증이 줄고, 걸음이 안정되고, 다시 가족과 여행을 떠나고, 산에 오르고,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 전체가 수술의 결과다.

필자는 "수술은 잘됐습니다"라고 말한 뒤 한 가지를 더 묻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다시 무엇을 할 수 있게 되셨습니까?

이에 대한 환자의 대답이야말로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의 가장 중요한 성적표일지 모른다.

<글 송상호 웰튼병원장ㅣ정리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출처 : 헬스경향(https://www.k-healt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