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영상검사 촬영결과가 얼마나 심각한지가 아닌 다음과 같은 질문이다.
“지금 무엇을 하지 못하고 계십니까?”
즉 일상에서 어떤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지다.
시장에서 장을 보는 일, 배우자와 산책하는 일, 손주와 여행하는 일, 혼자 화장실에 가는 일처럼 사람마다 되찾고 싶은 일상은 다르다. 치료의 목표는 영상검사결과를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삶을 다시 가능하게 하는 데 있어야 한다.
약과 주사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순간이 온다
고관절질환이라고 해서 모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질환의 종류와 진행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 운동치료, 체중조절, 활동 조절 등으로 증상을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진행돼 골두가 함몰되거나, 퇴행성관절염으로 연골이 심하게 닳거나, 골절로 정상적인 관절 기능을 회복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이미 구조적으로 망가진 관절을 약이나 주사만으로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때 시행하는 대표적인 치료가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이다.
인공관절수술은 손상된 관절면을 제거하고 새로운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하지만 그 의미를 단순히 ’아픈 관절을 금속과 세라믹으로 바꾸는 수술’이라고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진정한 목적은 통증을 줄이고, 다시 서고, 다시 걷고, 자신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좋은 인공관절수술 ’사진’보다 ’삶’을 회복해야 한다
인공관절수술 후 엑스레이가 보기 좋다고 해서 모든 치료가 끝난 것은 아니다. 다리 길이가 적절히 회복돼야 하고, 고관절 주변 근육이 정상적으로 힘을 쓸 수 있도록 관절의 중심과 옵셋도 가능한 한 잘 복원돼야 한다. 관절은 안정적이어야 하며, 환자가 안전하게 조기에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결국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의 목표는 세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통증을 줄이는 것, 안정적인 고관절을 만드는 것, 그리고 다시 걷게 하는 것.
특히 고령 환자에게는 수술 자체의 성공만큼 수술 후 얼마나 빨리 침대에서 벗어나 다시 움직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젊고 활동적인 환자라면 단순히 걷는 것을 넘어 직장과 취미, 운동으로 얼마나 자연스럽게 복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목표가 된다.
같은 인공관절수술이라도 환자의 나이와 질환, 골질, 활동 수준에 따라 목표와 수술 전략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다.
고관절은 평소 조용히 우리 몸을 지탱한다. 하지만 한 번 망가지면 걷는 능력뿐 아니라 일상과 자신감, 때로는 독립적인 삶까지 흔들 수 있다. 반대로 적절한 치료를 통해 고관절의 기능을 회복하면 다시 걷고, 다시 움직이고,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
앞으로 칼럼을 통해 고관절이 왜 아픈지, 노인성 고관절 골절은 왜 위험한지, 인공관절수술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다리 길이와 근육·안정성은 왜 중요한지, 나아가 로봇과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실제 수술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고관절 치료의 궁극적인 목적은 수술을 하는 데 있지 않다.
환자가 다시 걷는 데 있다.